김치, 간장, 된장, 고추장등

한식의 특징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발효식품이 많다는 것이다.

김치가 그 대표적인 것이고 간장, 된장, 고추장의 장류, 수산물을 이용해 발효시킨 젓갈류, 그리고 다양한 채소를 이용한 채소절임류 등이다.

이 발효음식에 깃들어 있는 기본적인 원리는 기다림이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인의 삶 속에 필요한 기다림의 정신이라고도 볼 수 있다.

김치는 채소를 원료로 하여 만들어낸 음식 중 뛰어난 발명품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채소를 단순히 소금에만 절인 ‘저(菹)’의 형태는 중국에도 있었고 일본에도 있었다.

중국의 ‘저’를 우리나라 김치의 원조라고 주장하는 식품학자도 있지만, 한국 김치의 특징을 볼수 있다

중국의 ‘저’는 한국 김치의 원조라고 하기 어려운데 김치는 배추뿐만이 아니라 동물성 재료인 젓갈 그리고 산화를 방지하는 고춧가루와 갖은 양념이 들어가서 새로운 채소 발효 건강식품이다.

또한 간장과 된장, 고추장 같은 장류 음식이 중요하다.

음식을 요리하면서 간장이 들어가지 않는 곳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고추장이나 된장은 국이나 찌개 같은 것을 만들 때 전체 맛을 결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간장이나 된장은 아주 느린 음식이다.

이 음식은 만드는 데에 적어도 5~6개월 이상이 걸린다.

전 세계에서 포도주 같은 것 빼고 이렇게 오래 만드는 음식이 많지 않을 것이다.

원래 간장은 “아기를 가져서 담은 장으로 그 아기가 결혼할 때 국수 만다.”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오래된 것을 높이 친다.

심지어 60년에서 100년 이상을 내려온 씨간장도 있다.

모든 장이 간장처럼 오랫동안 숙성해서 만드는 것은 아니다.

이것 외에도 계절별로 다양한 종류의 단용장(單用醬)과 단시간 내에 만드는 청국장도 있다

아름다운 음식: 앵두편, 미나리 강회, 오이선, 호박선

한식 중에는 아름다운 색감을 중시한 음식이 많다.

대표적인 것으로 앵두편이 있다.

앵두편은 조상들의 환상적인 색채 감각과 그에 못지않은 과학적인 면모가 있다.

서양의 과일젤리는 과일즙에 동물성 젤라틴을 넣어서 굳혀 만든 야들야들한 질감의 음식이다.

그에 비해 한국의 앵두편은 식물성 전분으로 엉기게해서 만든 음식이다.

앵두 외에도 오미자나 살구, 딸기 등 온갖 종류의 제철 과일에서 과즙을 얻은 다음 여기에 녹두녹말을 넣고 약한 불에서 은근하게 졸여 엉기게 한 다음 차게 식혀낸 음식이 과일편이다.

과일편은 동물성 단백질인 젤라틴을 이용해 굳혀낸 서양의 과일젤리와는 그 부드러운 맛에서 격을 달리한다.

일본 음식 가운데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음식으로 사시미(회)와 스시(생선초밥)가 있다.

끓이는 조리과정을 거치지 않은 음식이면서도 최고 수준의 음식으로 전 세계에 알려진 것이 회음식이다.

그런데 우리 음식에는 생선회뿐만이 아니라 채소를 이용한 회 요리도 있다.

미나리강회나 파강회가 그것이다.

생선뿐만 아니라 채소를 가지고도 회의 참맛을 즐길 줄 알았던 예민한 미각을 가진 민족이다.

일본인은 생선회로 전 세계의 유명한 요리대열에 그들의 이름을 남겼다.

그러나 따져보면 우리는 생선회뿐만 아니라 채소까지도 회로 이용해 재료가 가진 맛을 극대화해 먹은 민족이다.

눈을 즐겁게 하는 음식으로 ‘선’ 음식이 있다.

지금은 잊혀져가고 있는 요리지만 이 ‘선’ 음식은 찜의 방법을 이용해서 만든다.

오이선은 오이를 재료로 하고, 호박선은 호박을 주재료로 하여 만드는 것이다.

그 방법은 오이소박이 만드는 방법과 비슷하다.

오이 안에 속을 넣는데 이 속을 ‘소’라고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오이나 호박 안에 소를 넣고 삶아서 찜을 한 것이다.

그리고 ‘어선’은 생선살을 넓게 저민 다음 소를 안에 넣고 둘둘 말아서 수증기 찜을 해서 만든다.

시절식과 ‘풍류’의 음식

세시풍속과 음식에 대해 살펴보자.

첫째, 세시풍속을 보면 상당수가 음식을 장만해서 즐긴 행사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여러 가지 세시풍속 행사 가운데 현대에 이르기까지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것은 음식과 관련된 행사로 설과 추석 같은 명절이 그 예다.

떡국이니 송편이니 하는 것을 만들어 가족뿐만 아니라 친지나 이웃들과 나누어 먹었다.

둘째, 세시음식은 제철에 나는 식품 재료를 최대한 이용해서 만든다.

이렇게 먹는 것을 ‘시절식’이라 하는데, 이 음식들은 ‘식보(食補)’, 즉 몸을 보하는 약의 의미가 강했다.

예로 복중의 보신탕이나 닭과 잉어를 함께 끓인 용봉탕을 들 수 있다.

이는 계절의 변화에 따르는 생리적 변화를 조절하여 건강을 지키는 방편으로 생각된다.

또한 제철에 나는 재료를 이용한 음식이 가장 몸에 좋은 약이라는 의미에서 ‘시절약(時節藥)’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익모초나 수액 등도 시절식과 더불어 건강을 지키는 데에 매우 유용했다.

이 식물들은 보신탕처럼 여름 더위를 견디는 데 매우 유용하다.

셋째, 시절음식은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는 의미도 강하다.

예를 들면 음력 12월 말이나 정월 초에 입춘이 오는데 이날은 봄이 시작되는 좋은 날이라는 의미가 있다.

눈 밑에서 갓 돋아난 푸성귀로 오신반(五辛盤)이라는 새봄 음식을 만들어 먹음으로써 긴 겨울 동안에 부족해진 비타민을 보충했다.

오신반이라는 것은 움파(봄에 맨 처음에 나오는 파), 멧갓(갓), 승검초(일명 당귀), 순무(무), 생강과 같은 다섯 가지 채소를 무친 매콤한 나물로 식욕을 돋우는 효과가 있다

넷째, 시절음식은 농경문화권의 산물이다.

즉 때를 맞추어 씨를 뿌리고, 재배하고 추수 때 농작물을 거두어들이는 농경문화권에서 파생된 것이다.

세시풍속은 서민층을 위로하는 역할도 꽤 컸다.

평상시에는 식사를 곤궁하게 할 수밖에 없지만, 명절이 되면 그동안 못 먹었던 음식, 즉 떡이나 한과와 같은 별식을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시절음식은 농경문화권에서 섬기고 있는 신을 모시는 의례에 동원되는 음식으로서도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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