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성장률의 추세적 하락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에 해당하는 잠재성장률은 두 차례의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단계적으로 급락했다.

준구조모형을 통해 한국의 중장기 경제구조를 추정한 결과 <그림 Ⅱ-1>에서 나타났다

한국 경제의 제6순환기에 해당하는 1993년 1분기부터 1998년 3분기까지의 잠재성장률은 7.5%로 추정된다

1997년의 외환위기와 미국의 2001년 IT 버블 붕괴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잠재성장률이 급락하기 시작하여 제8 및 9 순환기 동안 4.8% 수준으로 하락하였다.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를 경험한 후 2013년 1분기부터 시작하였다

현재 진행중인 제11순환기의 잠재성장률은 약 3% 수준으로 추정되었으며 최근에는 2%에 근접한 것으로 판단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총요소생산성 하락은 <그림 Ⅱ-5>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국내에 국한되지 않고 주요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이러한 원인으로 구조적 요인과 경기 순환적 요인이 모두 존재한다.

우선 경기 순환적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회복이 더디게 진행됨에 따라 수요 부진이 생산성 둔화에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적 요인으로는 정보통신 분야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된 가운데 검색 등 무료로 공급되는 정보서비스 확대로 경제활동이 과소 추정된다

한편 PC 및 인터넷 도입 확대를 중심으로 한 3차 산업혁명의 파급력 한계로 글로벌 제조업 분야의 혁신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국내의 경우에도 업종별 총요소생산성 증가율 추이를 살펴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외 수요부진으로 조선을 중심으로 주력 제조업의 생산성 증가율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00년대 초반 무선전화 및 광대역 인터넷 보급 확대에 힘입어 통신업 및 통신기기 제조업의 생산성 증가율이 크게 확대되었다

금융위기 이후 크게 둔화된 가운데 반도체 등 전자부품이나 정보서비스업이 이를 상쇄하기에 충분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의 역동성 둔화

두 차례 금융위기를 거치는 동안 한국 경제의 또 다른 특징은 경제의 역동성이 둔화되었다는 점이다.

<그림 Ⅱ-7>은 잠재 GDP와 실제 GDP간 차이를 나타내는 GDP갭율을 나타내고 있는데 2013년 이후 국내와 글로벌 경제 모두 경기 진폭이 뚜렷하게 축소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회복기의 총수요 회복이 제약되면서 양(+)의 GDP갭율의 확대폭이 매우 제한되어 있다.

<그림 Ⅱ-8>은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 50개국의 성장률과 변동성을 비교하고 있는데, 위기 이후 성장률과 역동성 모두 저하된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분기별 GDP의 표준편차는 2010년 이후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가운데 이러한 변동성 축소는 민간소비와 재고투자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민간소비의 변동성은 금융위기 이후 위기 이전의 40%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소비의 변동성 축소는 내구재 소비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재고투자의 변동성도 위기 이후 2/3 수준으로 줄어들었는데 기업들의 적시생산(Just In Time) 확대와 같은 재고관리의 효율화 뿐만 아니라 경제의 서비스화 진전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코로나19의 장기적 영향

코로나19 감염확산의 일차적인 영향은 인구 고령화 등으로 이전부터 지속되어 온 경제 전반의 생산성 둔화를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그림 Ⅲ-1>은 코로나19 이후의 미래 키워드를 요약하여 정리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확산과 같은 보건위험 뿐만 아니라 2020년 초 호주의 대형 산불이나 최근 동아시아의 기록적 강수량과 같은 기후변화 위험은 그동안 세계경제포럼등을 통해 수차례 세계 경제에 대한 위험요인으로 지적되어 왔다

그동안 크게 간과되다가 금년에 이러한 위험들이 현실화되면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뮌헨 재보험(Munich Re)의 NatCatSERVICE에 따르면 1980년대 초반에 비해 전세계적으로 이상 기후 이벤트가 세배 이상 늘어나 경제적 손실은 5배 이상 확대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McKinsey Global Institute(2020)는 허리케인에 의한 반도체 공급체인의 교란 가능성이 2040년까지 2~4배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비경제적 위험요인에 대한 인식 확대는 경제주체의 위험회피 확대를 통해 가계의 소비성향을 하락했다

기업의 현금보유 확대를 유도하여 투자를 둔화시키는 한편 Ⅱ장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업의 신규진입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비대면 접촉 등을 통해 비경제적 위험요인과의 조화 가능 여부에 따라 업종 간 기업 성과가 차별화되고  노동자들의 임금격차가 확대되면서 불평등 문제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취약 부문에 대한 지원이나 자원배분의 재조정을 위해 정부의 역할이 점증하는 한편 재정지원 확대 등을 통해 과잉 유동성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

특히 금융부문에서 비롯된 위기들과 달리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위기는 실물위기의 성격을 띠고 있는 만큼 완화적 통화 및 재정정책에도 불구하고 실물경기가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자금 확대나 가계부채 누증 등 금융불균형이 심화되고 한계기업의 퇴출 지연 등 시장규율의 훼손이 일정 부분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요인들을 종합해보면 코로나19 이후의 거시경제 변화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어 온 우리 경제의 생산성 둔화 및 역동성 저하를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작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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