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부진 지속

지난해 2.7% 성장했던 국내 경제는 올해 상반기 1.9% 성장에 그치며 세계경기에 비해 더 빠르게 활력이 떨어졌다.

세계수요 둔화가 교역과 투자부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우리나라에 특히 불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수출의존도가 높을 뿐 아니라 수출에서 투자와 관련된 자본재가 큰 비중을 차지해 수출 둔화폭이 컸다.

상반기중 우리나라의 수출증가율은 -8.6%를 기록해 세계 평균 -2.6%보다 감소가 심했다.

특히 우리 주력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크게 줄어들면서 전체 수출 뿐 아니라 설비투자를 크게 위축시키는 주 요인이 되었다.

수출부진 현상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내년 중 세계경기가 올해보다 더 낮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미·중간 무역분쟁도 해소되지 못하면서 교역 부진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경기 전망도 밝지 않다.

세계경제의 장기흐름에 대한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뀌면서 당장 수익창출이 어려운 4차 산업혁명 관련 투자를 위축시키고 결국 반도체 수요를 떨어뜨리게 될 것이다.

최근 5G 수요 확대에도 불구하고 데이터 센터에서의 메모리 수요 확대가 미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요 전망기관들이 내년 반도체 산업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내년 중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던 글로벌 소비의 활력이 낮아지면서 수출부진이 자본재에서 내구재 소비 관련 품목으로 확산될 우려가 크다.

수출부진 여파가 고용을 통해 내수로 확산

세계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수출둔화 여파로 수익성이 낮아진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줄이면서 내수경기에까지 부진이 확산되어 갈 것이다.

올해 상반기 중 기업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하였으며 내년까지 수익성 저하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기계, 중공업 등 자본재 업종에서는 구조조정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일부 유통, 게임 등 서비스업으로도 논의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불투명한 세계경제 전망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데다 투자여력도 줄어들면서 기업들이 투자 계획을 미루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개선되었던 고용여건도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올들어 고용증가세는 지난해보다 확대되었지만 이를 고용시장의 추세적인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

경기흐름이 약해지는 가운데 60대 이상 고령층 근로자와 18시간 미만 단기근로자 중심으로 고용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어 수요증가보다는 노동공급 증가가 고용확대의 주된 원인으로 판단된다.

향후 재정지출 확대로 공공부문, 사회복지 부문 근로자는 꾸준히 늘겠지만 수출과 투자부진으로 제조업 취업자의 감소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노후 대비가 부족한 고령층이 부가가치가 높지 않은 서비스 부문으로 진입을 시도하겠지만 소비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서비스 부문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고용흡수력이 계속 낮아질 전망이다.

취업자 증가수는 올해 25만명 수준에서 내년 15만명대로 둔화될 전망이다.

디플레이션 리스크 확산

지난 8월 사상 처음으로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 있다.

농수산물 가격 하락 등 일시적 요인이 작용했지만 근본 원인은 경기부진으로 수요측면에서의 가격인상 압력이 낮은 데 따른 것이다.

올해 소비자물가는 0.5%, 내년에도 0.8% 수준의 낮은 상승률이 예상된다.

세계경기 부진에 따른 원자재 가격 둔화로 제조업 물가가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소비자물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서비스 부문의 가격 상승압력도 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소비부진으로 서비스 업체들이 가격을 올리지 못해 소매업이나 음식점업, 숙박업, 개인서비스업 등 자영업 비중이높은 주요 서비스 산업의 가격상승세는 올해 이미 뚜렷하게 꺾인 바 있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이 2.9%로 올해보다 크게 낮아지면서 임금상승 압력도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통의 온라인화도 빠르게 진행되면서 가격상승 압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인터넷 소매판매 등 온라인 유통 부문의 단가상승이 멈추면서 백화점, 마트 등 오프라인 부문에서도 유통마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아직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2%에 달해 우리나라가 물가하락 기대로 수요가 위축되어 물가를 더 떨어뜨리는 디플레이션 상황에 당장 진입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대규모 설비투자 필요성이 줄어드는 소프트화 현상으로 원자재 수요가 둔화되고 고령화로 소비수요 활력도 낮아지면서 저물가 기조가 이어지고 물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사례가 점차 잦아질 것이다.

우리나라는 빠른 고령화로 수요둔화 추세가 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저물가 기조 장기화 시 인플레이션 기대가 낮아지면서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리스크는 점차 확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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